제목
번지당골 서낭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1-26
조회수
641
  • 번지당골 서낭신 사진 1

번지당골에 가면 천제단이 있어요.

어느 때인지 제사를 지내려고 검정 돼지를 잡았어. 그랬더니 마을의 여러 집에서 사람이 죽었대. 그래 점을 치니까 소를 잡아서 제물로 써야 하는데 돼지를 잡았기에 재앙을 받은 것이다.” 이러더래요. 그러니 돼지를 잡아 제사를 지내니까 병고가 난 거래요.

당집에 아주 오래 된 전나무가 있어요. 그런데 어떤 노인이 몰래 그 나무를 베어가려고 톱으로 나무 한쪽을 베어놓고 반대쪽으로 가서 나무를 베려 하는데 위쪽으로 씨액씨액 하는 소리가 나더래요. 그래 나무 위를 쳐다보니 구렁이가 혀를 낼름거리고 있거든요. 이걸보자 그 노인이 그만 자지러졌어요. 같이 갔던 사람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그 사람의 눈에만 보였대요. 그런데 노인이 집에 와서도 저 뱀 봐. 저 구렁이 좀 봐.” 헛소리를 지르니 식구들이 당에다 물동이로 물을 떠다놓고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빌어서 병이 나았어요. 그래 병이 나아서 80살까지 살고 돌아가셨어요. 그때 그 노인의 눈에 구렁이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 전나무는 그때 베어져 죽었겠지요.

이 번지당골에서 비가 오게 해달라고 제를 지내는데 315일마다 돼지를 잡지 않고 소를 잡아서 제물로 쓰지요. 제사는 밤에 지내며 그 제사음식은 치우지 않고 그냥두면 신이 먹지요. 그런데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부정하면 안됩니다. 한번은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소새끼 낳는 것을 본 아이한테 떡을 지고 가자니까 이놈이 지고 가지 말아야 하는 건데 떡을 지고 올라갔대요. 그런데 그 애 눈에 뱀이 보이니 놀라 자빠져 떡시루를 깨버렸어요. 그리고 얼마 뒤 그 애는 앓다가 죽어버렸대요. 그리고 어떤 여자는 소가 쌍태를 낳았는데 그걸 구경하고 그 당에 가서 밥을 얻어 먹었대요. 그 뒤 몇 달도 안되어 기차에 치어 죽었어요.

예전엔 당집이 없고 나무에다 인목만 매달았는데 최근에 어떤 목수가 당집을 지었어요.

그리고 당주가 되어 제사를 지냈는데 그때 부인이 아이를 밴 지 삼개월이 되었대요. 그런데 갑자기 유산을 하더니 그 달에 또 임신을 해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애가 꽤 똑똑했어요.그러니 그 집은 서낭신의 덕을 본 겁니다.

 

조사일자: 1997. 6. 24.

조 사 자: 이영의, 김종연, 김진영

제 보 자: 장석이(59, , 소도동)


출처: 태백시지(1998년 9월 30일 발행) p.480~495

발행: 태백시

첨부파일
번지당골-서낭신.jpg (다운로드 수: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