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황지3동 그게 뭐야, 연못이지. 황지 연못인데 그 터에 옛날에 황씨, 본토백이 황씨가 살았어. 여기가 낙동강 원 줄기지. 황부자는 아주 잘 살았지만 인색하기가 짝이 없었대. 그런데 어느 날 중이 시주를 얻으러 왔는데, 그래 동냥을 달라 했는데 시아버지가 마침 걸금(거름)을 뒤비다가 중이 시주를, 동냥을 달라하더래. 그러니 곡식을 줘야 하는데 곡식을 안주고는 저 그 걸금을 중 바랑에 그만 떠버줬는 거야. 이걸 그 집 며느리가 보니 그래 아무래도 중이 안 됐지 뭐. 그래 시아버지 모르게 쌀을 떠버줬는 거야. 그러자 중이 그걸 받아가지고 가면서 인자 그 며느리한테 공을 할라꼬(갚을라고) 했지. 이때 마침 며느리가 어린애를 업고 있었는데 “이 집은 운이 다 되었으니 살려거든 뒤를 보지 말고 나를 따라 오시오.” 중이 이러거든. 그래 며느리는 차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뒤를 돌아다 보지 말고 띠라가야 되는데 갑자기 뒷쪽에서 막 우르르 이렇게 벼락소리가 나더래. 그러니 아무래도 집이 못 미덥지 뭐. 그래 돌아다봤지. 돌아보니 고마 그 부자가 살던 집은 소가 돼가지고 물속으로 잠겨 버렸는 기라. 그러자 따라가던 며느리는 갑자기 구사리 산 등에 어린 애를 업은 채 돌미륵이 돼 버렸어. 그러자 그 중이 “따라오면서 뒤를 보지 마라”라고 할 때 안 봤으면 될 건데 별안간 소리가 나니까 궁금해서 돌아다 보자 돌미륵, 미륵이 돼가지고 애기를 업고 이래 섰어. 그래가지고는 그게 인자 황지가 되었지. 이게 본토백이 전설이지. 황지연못은 상지(上池), 중지(中池), 하지(下池)로 돼 있는데 맨 위쪽 상지는 원래 마당이었고, 가운데 중지는 방앗간 터였고, 아래쪽 하지는 통시(칙간-변소) 자리였대. 이렇게 집이 연못이 되자 황부자는 큰 이무기가 되어 여기서 살았대. 연못의 물은 상지의 수굴에서 솟구쳐 나오는데 항상 수량이 일정하다고 하지.
조사일자: 1997. 4. 12.
조 사 자: 강성희, 김혜은, 노주원, 박충수, 이상일
제 보 자: 신윤계(70, 여, 통리 경로당)
출처: 태백시지(1998년 9월 30일 발행) p.480~495
발행: 태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