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유령재 산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2-28
조회수
672
  • 유령재 산신 사진 1

옛날에 여기엔 철길이 없고 자동차 길도 없었어. 사람들이 걸어서 다녔는데 황지에서 도계로 가려면 느릅령이라고 있어. 그 느릅령으로 해서 도계로 가는데 그 고개 일므이 유령재거든. 느릅나무 유() 자에 재 령() , 유령산의 고개니까 유령재야.

그때 그 고개를 넘어가자면 호랑이가 우글거리고 말이지. 숲이 우거져 그건 지나가는 사람이 가는 길이 무사하게 해달라고 돌을 하나씩 주워서 얹는다거나, 춤을 세 번 뱉고 가거나, 옷감장사는 옷감 한 끝을 싹둑 끊어서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가는데 여기서 그렇게 하는 데는 유래가 있어.

옛날 강태공이가 흉 팔십년간 고생스럽게 살다가 등과해서 팔십년을 했다, 장기 집권을 했단 말이야. 벼슬하기 전에 곧은 낚시를 가지고 보리밥을 꿰가지고 고기를 잡으려 하니 살림살이가 말이 아닌 게라. 남편은 선비라고 나무 한 짐 질 줄 아나. 소 하나 먹일 줄 아나. 밭을 갈 줄 아나? 그러니 아내가 남의 집에 가 바늘 품팔이를 하고 방아를 찧어주어 품값으로 보리라도 얻어다 밥을 해주면 낚시를 간다고 보리밥을 푹 떠가지고 가서는 일년가도 고기 한 마리 잡아오지 못하니 참을 수 없어 부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맨날 한 가지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결국 보따리를 싸가지고 나가버렸어.

그후에 강태공이 등과를 해서 높은 관직에 올랐어. 그래가지고 어느날 말을 타고 수십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풍악을 울리면서 고향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데 들에서 일을 하던 여자가 쳐다보더니 고개를 푹 숙인단 말이야.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자기 부인이라. 행차를 멈추게 하고 그 여자를 데려오라 하니 데려왔는데 여자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네.

강태공이 옛날 일을 생각하니 분이 치솟아 엄한 음성으로 부인은 머리를 들고 내 얼굴을 똑바로 보아라.” 했지만 여자는 이미 남편인 줄 아니까 감히 얼굴을 들 수 있나?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해서 매달려 애원을 하더래. “그때는 제가 가난을 못 견뎌 잘못을 저질렀으니 너그러이 용서하여 같이 살게 해 주십시오.” 아내가 사정을 하니 강태공이 그렇다면 내가 시키는 데로 하겠느냐?” 고 물으니 그렇게 하겠다는 거라. 그러자 물을 한 동이를 가져오라 해서 길 바닥에 부어놓고 여자보고 그 물을 다시 물동이 속에 담으라 하거든. 그렇지만 쏟은 물을 어떻게 다시 담나? 그래 강태공이 그냥 가니 부인이 목을 매서 죽어버렸어. 죽으니 사람들이 산 고개에 시체를 가져다 놓고 묻으려하자 이 말을 들은 강태공이 그런 여자를 흙으로 묻기가 아까우니 돌을 가지고 매장을 하라고 한 거야. 그래서 부인을 돌멩이로 재만데이에 묻었대. 그 후로 재만데이를 지나는 사람들이 행로를 무사하게 해달라고 비느라고 돌을 하나씩 얹어놓았다고 해.

 

조사일자: 1997. 10. 12.

조 사 자: 진수환

제 보 자: 천우명(68, , 연화동)


출처: 태백시지(1998930일 발행) p.480~495

발행: 태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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