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연화산은 연꽃산이란 얘긴데 연꽃 모양으로 되어 있어. 산 모양이, 이렇게 둥그렇게 봉우리가 연꽃 모양이거든요. 그 산 봉우리에 주봉(主峰)이 아닌가 지봉(支峰)에 옛날엔 화전민들이 4, 5집이 살았어요. 그런데 거기에 연화부수 그러니까 연화, 연꽃 연못이란 얘기예요. 그런 연못이 있었는데 그전에 그 근처에 엄청난 부자가 살았대요. 그 집이 원체 부자니까 부자집에는 손님이 많이 모이잖아요? 엄청난 손님이, 매일 끊이지 않고 오니 여자들은 음식을 대접하랴, 설거지하랴 그 치다꺼리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집에 새며느리가 들어왔는데 손님 접대에 몸서리가 났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어느날 스님이 시주를 얻으러 왔더래요. 시주를 주면서 며느리가 한숨을 쉬니까 그 스님이 “시주님은 이렇게 풍족한 집에 살면서 왜 한숨을 쉽니까?” 이래 물으니 “다른 건 다 좋은데 손님이 좀 안 왔으면 좋겠어요.” 이러면서 손님이 안 올 비방을 알려달라고 사정을 한단 말이야. 하도 사정을 하니 스님이 “정 그게 소원이라면 비방을 알려주겠소. 연화부수에 가서 물꼬를 트시오. 물꼬를 터 물이 빠져나가면 손님도 그렇게 빠져 나갈 것이오.”라고 알려 주었대요. 그날밤 며느리가 스님이 알려준 대로 호미를 가지고 가서 물꼬를 터버렸대요. 연화부수 연못의 물이 쫙 빠질 수 있도록 물꼬를 트니 물이 빠지면서 연못에서 학이 날라가 버렸대요. 그리고 연화부수 다 빠져 말라버리자 그집에 오던 손님이 뚝 끊어져 버렸대요. 손님이 끊어졌다는 건 그 집이 망했다는 얘기입니다. 며느리 때문에 그 집이 망해버린 거지요. 그래 그 연못은 지금은 개구리나 몇 마리 살 정도의 요만한 물밖에 없어요.
조사일자: 1997. 10. 4.
조 사 자: 권혜경, 이충수, 전정수, 표상우
출처: 태백시지(1998년 9월 30일 발행) p.480~495
발행: 태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