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태백산에 가다보면 망경대 뒤에 탑이 있는데 내려오다 보면 단종 비각이 있어요. 단종께서 어려서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에 와서 귀양살이를 하다가 사약을 받고 죽었는 데, 뒤에 사람들이 꿈을 꾸니 단종이 흰 말을 타고 간단 말이야. 그러니 사람들이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하니 단종이 “내가 태백산의 신령이 되어서 거기에 간다.” 이러더래.
이러면서 가다가 여 가면 어평이라고 있어. 어평이라는 거는 임금이 쉬어서 가셨다 그래서 어평이라 했지. 그런데 거게다 서낭당을 세웠어. 서낭당을 세우고 그 옆에다가 엄남그를 심었어. 그게 왜 그러냐 하면 단종대왕의 시체를 엄홍도라는 분이 거두어 장례를 치루었거든.
그래 단종이 태백산에 들어와서 산신이 되었단 말이야. 거기에다 화상을 그려서 붙여놓았대. 그런데 그 화상에 수염이 나 있거든. 어느때 어느 사또가 여기에 와 그 그림을 보고 “아니 나이 열 대여섯살밖에 안된 어린 왕의 얼굴에 어찌 저렇게 수염이 많이 날 수가 있느냐.”고 비난을 하니 그 화상을 그린 사람이 “그건 그런 게 아닙니다. 단종의 화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날밤 꿈에 ‘나는 산신이 된 단종이다.’ 하기에 얼굴을 자세히 보니 저렇게 수염이 나 있었습니다. 그래 꿈에 본 그대로 그렸습니다.”하니 군수가 생각해보니 단종이 그때 나이가 어렸지만 돌아가신 지 오래 되었으니까 수염이 그렇게 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대. 단종을 화상을 그린 뒤 비각을 세웠단 말이야. 그래 단종이 태백산신이 되었지.
조사일자: 1997. 6. 24.
조 사 자: 이영의, 김종연, 김진영
제 보 자: 심영수(80세, 남, 소도동)
출처: 태백시지(1998년 9월 30일 발행) p.480~495
발행: 태백시